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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두번 있을법한 극장 나들이. 기분전환 삼아 인크레더블 헐크나 쿵푸 팬더같은 쉽고 자극적인 영화를 볼까 하다가, 우연처럼 Cry with us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고 마침 그날이 개봉일이었고 와이프가 보고 싶어했던 크로싱을 보게 되었다.

[##_1C|1408548532.jpg|width="450" height="64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영화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부러 자극하여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감독도 배우도 음악도 그저 담담히 말을 할 뿐이다. 꾸며낸 것이 아니라 이것이 진짜 현실이라고, 특별한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로부터 불과 몇십킬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의 삶이라고 조용히 이야기해줄 뿐이었다. 하지만 배부름과 낭비에 물들어 있는 메마른 가슴에게는 사막의 비와도 같이 반갑고 슬펐다.

힘들어, 어려워 라는 말들이 입에 붙어 있어서 정말로 자신의 삶이 힘들고 어려운 줄 착각하고 살게 된 것 같다. 한달에 수백만원의 돈을 거머쥐고도 여전히 돈이 없다고 말하고, 입맛이 없다는 핑계로 죽인 닭과 돼지가 얼마던가. 알량한 기부금 몇 푼으로 할일을 다하고 있다고 자위하며 조금만 추워도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고, 조금만 더워도 에어콘 리모콘을 집어드는 날이 일년 중에 365일이다.

남한으로 끌려온 용수가 결핵약을 사기 위해 약국을 들렀을때 그에게 돌아온 답은 보건소의 무료 공급이었다. 어떤 이들은 공짜로 누리고 있는 것들을 어떤 이들은 돈을 주고도 누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비단 북한의 문제만이 아니고, 아프리카만의 문제도 아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그러하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그러하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도 아니고, 선함과 악함의 차이도 아니다. 그렇기에 이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북한에서 굶어 죽는 이를 동정하며, 이웃의 병들어 죽는 이를 도와주어야 한다. 아프리카의 굶어 죽는 이를 동정하며, 북한의 병들어 죽는 이를 도와주어야 한다. 이념이고 사상이고 다 개소리이다. 굶어 죽지 않는 사람이라면, 병들어도 치료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을 항상 마음 한 켠에 두어야 한다. 영화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그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실용 정부는 이를 무시한다. 단 한번도 자신들의 배부름을 돌아보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동정의 마음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은 이념과 이익을 끼워 넣어 어떤 이들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다. 실용이라는 번드르르한 말만 있고, 김정희가 무덤에서 일어날만큼 실사구시를 허트르게 만드는 이 정부가 갈 길은 결국 단 하나뿐이다. 사람을 다스리면서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다스리는 것이 무엇일지는 뻔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영화와 같은 맥락의 북한 어린이 돕기 프로젝트 앨범의 Cry with us를 들어보자.

2008/06/30 10:56 2008/06/30 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