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오기 전에도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해서, 힘들면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는데 가야된다며 조금 힘겹게 준비하고 나온터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제 몸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데 가지 말자고 해도 억지로 오더니만 결국은 그리되는 것 보아라, 하는 마음이 들어 옆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조금은 무심하게 성경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나의 이 행위가 거슬렸단다. 성경을 끊임없이 넘기는 소리가 정신없게 했다나...)
괜시리 뾰루퉁해져서 집에 오는 길에도 참이의 몸 상태를 생각하기보다는 집 밖 걸음을 한번이라도 덜 하려고 시장을 거쳐갔다. 과일 뭐 먹고 싶냐니까 토할 것 같다길래,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 집으로의 걸음을 빨리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김없이 화장실로 직행이었다.
좀 괜찮아진듯하자 다시 퉁명스러워져, 그러길래 가지 말자지 않았느냐니 다른 사람까지 피해를 주지 않겠느냐니 그렇게 잘 앉아있지도 못하는걸 하나님이 좋아하겠느냐니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쏟아내버렸다. 두달이 넘게 지속되는 입덧으로 나도 지쳐버린 모양이다.
조금 있으니 아내의 어깨가 들썩인다. 우냐, 왜 울어, 하고 내뱉으며 보니 눈물이 범벅이다. 아차 싶었다. 잘못했다며 안아주니 하는 말이, 그런게 아니라며, 교회도 가지 않으면 하나님이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며 꾸짖으시는 것 같아서 힘들어도 가야했다고 한다...
어린 남편은 아내의 깊은 속내도, 하나님의 바라시는 마음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가 혼자서 얼마나 힘들어하고, 잘 버텨내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고, 이레라는 이름을 지어 하나님께서 준비하시겠지 하고 그저 내버려두었다. 결국 남편으로 아버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강한 입덧은 당사자와 주위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하지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깨닫게 해준다.
아내와 나 역시 조금씩 이레의 부모로, 하나님의 원하시는 부모의 모습으로 준비되고 있다. 이레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준비되고 있듯이...
Posted by Se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