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지인들과의 저녁 식사 도중
참이의 급한 부름을 받고도 조금은 늑장을 부리다가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에서 날 맞이한 것은 새로운 가족의 징후. 들뜬 마음에서도 그동안 기도를 지겹게도 안했다 싶어, 우선 무릎을 꿇었다. 결과가 어떠하든지, 감사의 기도를.
3일. 때마침 얻은 당직 휴무를 이용해 병원을 찾았다. 확정지어진 나의 아이. 아직 보이지도 않지만, 그가 열달을 보내게 될 아기집의 분명한 사진을 보며 벌어지려는 입을 억지로 다물었다.
그 이후로 원래의 계획대로 안면도에서 연휴를 보내는 가운데
참이의 입덧은 점점 심해져만 갔고, 결국 어제는 억지로 병원을 다시 가게끔 했다.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링겔을 맞아가며 버티는
참이를 보며 너무 서두른 것은 아닌가, 괜히 가진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도 약간은 들었지만, 아기집 한 귀퉁이에 쌀알보다 작게 보이는 아기와 두근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듣고 나니 후회는 기쁨에 잠식당해버렸다.
주위의 사람들에게서 임신했다는 소리를 듣거나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을땐, 별 감흥없이 누구나 겪는 삶의 한 부분일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내가, 내 가족이 되니 감정은 전혀 달라진다. 신비롭고 기적적인, 세상에 둘도 없는 사건이다.
경험이 모든 지식의 근간은 아니지만, 경험은 더 내밀한 무언가를 가르쳐준다. 그리고 이 경험으로 텍스트일뿐이었던 내 지식과 감정의 몇몇 부분이 살아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0.24cm인 나와
참이의 아이,
이레. 그 존재를 세상에 알리면서 벌써부터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고맙고 더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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