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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포스팅을 하면 꼭 정치 이야기이다. 가급적 안하려고 하지만 생각의 로그는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글을 쓰게 되곤 한다. 나쁜 건 이슈를 만들어주는 쪽이 아닐까, 하고 위안을 삼자.

개인적으로 김영삼은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절에 가정을 책임지던 위치가 아니어서 무책임한 발언이 되버릴수도 있지만, 어쩐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무능력이 죄라, 염원이던 대통령이 되긴 했지만 막상 되보니 능력 밖이었던게지. 그래서 국가 부도를 내버리고 말았지만,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인가. 어려웠고 힘들었고, 양극화는 심해졌고, 수많은 피해를 내버리고 말았지만, 국가 수준 규모의 시각으로 보면 극복해내었다고 할 수 있다. 회복할 수 있는 잘못은 괜찮다. 사과해서 끝낼 수 있거나, 노력해서 원상복구 가능한 잘못이라면 용서해줄 수도 있다. 그 여파로 아직도 힘들어하는 우리가 있지만, 여전히 이겨나가려 노력하고 있고,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두환은 용서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영달과 그릇된 편향적인 사상으로 수많은 무고한 국민을 죽였다. 물론 IMF사태로 인해 목숨을 끊은 많은 사람들의 책임 역시 김영삼에게 있지만, 총을 내가 당겼느냐, 네가 당겼느냐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5.18은 수많은 전두환이 각각 그들의 앞에서 방아쇠를 당긴 것과 다름없다. 그것은 회복될 수 없는 상처이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다. 노력해서 해결할 수도, 사과해서 끝낼 수도 없는 일이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잘못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와 어떤 점에서 다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명박도 아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 그의 임기는 끝나지 않았고, 아직 전임들처럼 큰 잘못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간신히 만들어놓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귀막고 입닫은 독재 민주주의를 만들었지만, 그리고 그것 역시 가늠하기 힘든 피해를 주고 있지만,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시 5.18이 되풀이 되서는 안되지만, 그가 임기에서 물러난 후 우리가 복구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4대강은 실패하면 그만인 일이 아니다. 4대강사업이 대운하 프로젝트의 교두보라는 상식적인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이건 우리의 노력으로 복구될 일이 아니다. 자연을 파괴하고 국토를 유린한 것을 어찌 회복시킬 수 있을까. 불에 타버린 산을 나무가 울창하게 만드는데도 수십, 수백년이 걸리는데, 파괴된 생태계를 어찌 회복시킬 수 있으며, 수몰된 땅을 어떻게 드러나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사업이 무엇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하는 이유이다.

어쩌면 우리의 한반도는, 비록 반쪽짜리이긴 해도, 언젠가는 자정 능력을 잃게 될지도 모르겠다. 허황된 생각과 실적 지상주의 사상을 가진 이들에 의해 강제적으로 보기 좋은 모습으로 바뀌어가느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법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 땅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순수한 자연적인 풍경이라고는 해가 뜨고 지는 것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과장일까? 우리는 이미 인위적으로 자연을 만들어놓은 각종 공원들에 여가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덧.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의 필요성 주장은 마치 어린 시절 국민학생(영악한 요즘의 초등학생이 아니라 좀 더 뭘 몰랐던 우리 시절의 국민학생)이 자신이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주장하는 것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일 뿐. 그런 면에서 그냥 되고 싶다는 국민학생이 더 당당하다.
2009/11/11 10:38 2009/11/11 10:38
6.10 민주항쟁 22주년 기념식에서 그가 한 연설 때문에 블로고스피어가 시끌시끌하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언행일치를 완벽하게 벗어나는 연설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도 부지불식간에 당해버린 일일수도 있다.
익히 알려져있듯이 맞춤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가 연설문을 스스로 작성했을리 만무하지 않은가.
분명 청와대 비서실이나 보좌관들이 써준 - 혹은 그걸 업무로 담당하는 부서에서 써준 - 글일테니 말이다.
평소에 레진님보다 더 생각이 없다는 것 또한 잘 알려져 있으니,
생각도 안하고 하얀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이니라 하고 읽기 능력을 자랑하며 읽었는데 일이 벌어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은 그 헛말이 문제가 아니라, 헛말을 써준 이들이 문제일게다.
지가 모시고 있는 상관이 평소에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감도 못잡고, 기념식별 모범 연설에 맞춰 날짜만 바꾼 듯한 글을 써댔으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뇌와 입 - 이 경우 뇌가 누구인지 입이 누구인지는 말 안해도 되겠지 - 이 따로 노는 격이다.
밖으로의 소통이야 거의 포기에 가깝고, 심지어 가장 긴밀해야 할 여당과의 소통도 기대할 수 없는 일이라지만,
내부적인 소통까지 이 모양이면, 이제 우리가 무얼 바랄 수 있으랴.

어쨌든 이래저래 참 기념비적 대통령이 아닐 수 없다.
2009/06/10 16:06 2009/06/10 16:06
회사에서 인터넷을 못하고, 손에 까맣게 묻어나는 잉크가 싫어 무가지를 보지 않고, 집에서도 TV, 특히 뉴스를 잘 보지 못하다보니 요즘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기름값이 조금 내리고, 환율은 더 오르고, 주가가 바닥을 뚫었다는 것 정도만 알까. 그나마도 수치도 잘 모르겠고. (요즘 증권사로 출근하는데도 이 모양이다. 이제 데이터쪽 업무는 그만해야 되려나보다)

그러던 참에 마침 집에 오는 버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대화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짧은 거리인데다가 그런 프로그램인줄 모르고 음악을 듣다 얼결에 듣게 되어서 얼마 안되는 분량이었지만, 그래도 그가 여전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이 얘기는 내일이면 블로고스피어에 잔뜩 올라올테니, 그리고 들은게 얼마 안되어 알지도 못하니 접고, 제대로 들은 녹색 성장에 대한 부분만 살펴보자. 대통령의 녹색 성장에 대한 생각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이것은 환경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정치 논리로만 볼 것이 아니다, 이것을 안따르면 국제 시장에서 물건을 팔지 못한다. 얼핏 보면 맞는 얘기인 것 같고, 제대로 된 생각 같고, 올바른 지도자의 마인드같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얼핏 봐도 초등학생 정도의 논리밖에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명박이 줄기차게 선전하는 것은 경제이고, 나아가 실용에 묶인다. 많은 사람들이 실용 정부가 도대체 무슨 실용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용은 이명박의 선전문구이자 이 사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가장 큰 부분이다. 수단과 방법의 선함과 올바름, 양심 따위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자, 눈에 보이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가치관이다.

그런데 이 실용이 과연 조선 후기의 쟁쟁한 실학자들이 펼친 실사구시의 철학과 맞닿아 있는가? 이 사람의 실용이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는 시스템과 관계가 있는가? 아니면 그토록 외치는 경제 성장과는 관계가 있는건가?

이제는 제법 들통나버리고 만 이명박의 실용은 돈이다. 우리 모두가 잘 살게되는 그런 돈이 아니라, 내 배가 부르고 내 주위 사람들 배만 부르면 되는 그런 돈이다. 이명박의 경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서민들이 그들의 소득으로 얼마나 누릴 수 있는가가 아니고, 저소득층이 배를 곯지 않고 살 수 있는가도 아니다. 그가 관심있어하는 지표는 보다 가시적이고 쉽게 볼 수 있는, 이를테면 한국의 10대 부자들의 소득 상승률 따위인 것이다.

이러한 수준 낮은 경제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이 경제 인식이 인생의 목표가 되버린 사람이다보니 녹색 성장과 같은 환경 문제에 접근할때조차 돈이 우선이 되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나 자원의 고갈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여름은 더 더워지고 있고, 국제 유가의 장난질에 국가 경제가 출렁인다. 어느 카피처럼 지구를 빌려 쓰는 입장에서 당연히 생각해야할 문제이고, 후손들이 살아갈 터전을 위해 당연히 선택해야할 문제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생각은 오직 돈이다. 환경 따위야 알 바 아니고, 따르지 않으면 돈을 못버니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지키겠다는 것이다. 어느 코미디언의 말마따나 천박하다, 천박해.

경제는 중요하고, 지금같은 시기에는 더욱 회복을 위해 - 성장이 아니라 회복을 논해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한 국가의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균형 감각을 가져야 한다. 언제까지 철부지 어린애 행새를 할 요량인지 참 궁금하다.
2008/09/10 00:45 2008/09/10 00:45
1945년 8월 15일. 기나긴 일본의 식민통치를 버텨내던 대한제국의 후손들은 자유를 갖게 되었다. 제 나라에서 제 나라 사람을 지도자로 세우고 제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급속한 세계화의 영향으로 나라는 결국 사상이 다른 - 민중은 원하지 않았지만, 지도자가 원했던 - 두 나라로 나뉘게 되었고, 그 결과 하나의 민족은 서로를 향해 총칼을 겨누고, 서로를 죽이며, 서로를 철천지 원수로 여기게 되었다. 하나의 민족이...

그리고 60여년이 지나 이제 - 또 그 지도자라는 사람 때문에 - 과거에 없던 번영을 누리는 한 나라가 분단을 겪어가고 있다. 여전히 국민과 뜻을 달리하면서도 국민의 핑계를 대는 지도자와 실제 국민들. 자신과 가족, 이웃을 위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지도자에 의해 그것이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부정당하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님이 분명한 일을 반대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함이라고 강요되어야 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조금 덜 쓰는 희생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덜 먹는 희생을, 눈물이 마르지 않는 이들을 위해 함께 울어줄 희생을 해야한다면 기꺼울텐데, 어째서 자기 호주머니를 두둑히 하려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가. 왜 우리는 그렇게 늘 당해야 하고, 늘 포기해야 하는가. 우리를 위함이라는 거짓을 뒤집어써야 하는가.

돈 몇푼 더 벌어보자고 단합했던 이들은 결국 이 땅에 분단을 가져오고야 말았다. 또 하나의 분단을. 만족하는가.
2008/06/30 13:13 2008/06/30 13:13

대선 후...

사색의 꿈 2007/12/20 08:05
한심한 나라가 되었다. 미래는 현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대한민국은 현재를 포기해버렸다. 격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후손들이 살기에 힘든 나라가 될 것이 뻔한데, 과연 이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을까. 5년 후에, 자신들이 과반에 가까울 정도로 지지한 대통령에게 물을 것인가. 제 손에 피를 묻히고 전쟁을 탓할 수는 없다.

이제 더 이상 착하고 바르게 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 사기치고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돈만 많이 벌라고, 그래도 이 사회는 용납해준다고 가르쳐야 하게 되었다. 중요한건 내실이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라고 말해줘야 하고,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고 이해시켜야 한다. 이제 시작될 서글픈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최악도, 차악도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악이 승리했다. 대부분의 만화영화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현실은. 만랩까지 올린 용사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도 대선 파티로서는 치명적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결정되었고, 내가 승복하던 승복하지 않던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대로 돌아갈 것이다. 이제 바라는 것은 제발 헛된 공약과 가시적인 경력 한 줄을 위해 뻘짓거리는 하지 말고 정말로 경제를 살려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신임 대통령 그 자신이 대표하는 부자들의 경제 말고, 비록 잘못 알고 뽑았겠지만, 그를 위해 투표해준 많은 서민들의 경제를 말이다.

덧. 그나저나 명박씨, 재산은 내놓는 거 맞수??
2007/12/20 08:05 2007/12/20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