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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정

사색의 꿈 2009/10/09 18:20
세해전 인터파크가 서비스별로 도서, 쇼핑, 투어 등으로 기업 분할을 했었다. 당시도 잠깐 개인정보에 대해 새삼스레 생각해보던 때였는데, 마침 인터파크가 개인정보를 각 자회사들에 공히 승계하겠다는 발표를 알려주었다. 더불어 싫으면 탈퇴해도 좋다는 안내와 함께. 그때까지 몇년간 온라인 쇼핑은 인터파크에 올인해 주었는데, 여러가지 이슈와 생각이 맞물려 정이 딱 떨어졌다. 그래서 과감하고도 진취적으로 - 나로서는 의외의 행동력으로 - 탈퇴했다. 그리고 모은 적립금으로 아이팟 셔플 2세대를 얻었다. (셔플을 갖고 싶어 탈퇴한 것은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내가 안타깝다)

결과적으로 인터파크는 당시 분할했던 자회사 중 도서, 쇼핑, ENT는 다시 합병하였고, 난 더 많은 개인정보를 여기저기 뿌려댔다. 그리고 마늘님 계정으로 여전히 가끔 인터파크를 이용한다.

개인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은 옳고 당연한 일이지만, 이따금 지나고 돌아보면 뭐 그리 예민할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매사에 잔다르크가 될 필요도, 나폴레옹이 되어 쓸데없이 알프스를 넘을 이유도 없지 않을까. 투정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의 변덕처럼 그냥 한 번 그래보는 것일수도 있다. 소비자의 권리 같은 것은 때마침 주어지는 핑계일지도 모른다. 심각한 듯 굴지만 어른이 보면 속으로 웃음을 참게 되는 짐짓 어른인 체 하는 모양새.

어린 투정이라면 앞으로도 또 그럴 일이 있겠지. 그럴 때에는 왜 그래야하는지보다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정당화하는데에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쏟을테니 미리 막을수는 없을 것 같다. 언젠가 또 어떤 일로 돌아보고 이런 생각을 할 지도 모를테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가 이것인데, 이미 이런 생각을 했었으니, 새삼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말자, 하고 미래의 나에게 전한다. 아직 넌 여전하다.
2009/10/09 18:20 2009/10/09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