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어쩌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라는 체제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민주주의를 기조로 삼은 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고, 저 먼 나라의 누군가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난 정치나 철학에 대해 공부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민주주의가 사회주의보다 더 나은 방법이라는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주의는 독재정치밖에 없지 않은가. 게다가 나로서는 민주주의라는게 피부로 와닿지도 않는다. 물론 대한민국은 직접 민주주의가 아니라 대의 민주주의를 선택하고 있지만,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국민의 대다수가 원하더라도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누구도 끌어내릴 수 없고, 검증할 수도 없고, 갈아치울 수도 없다. 나라가 침몰해가는 꼴도 눈뜨고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누군가들에 의해 의도된 사람을 투표라는 정당해보이는 절차를 통해 확정지어주는 것 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책임은 국민에게 있고, 권리는 대표자에게 있고, 관리는 아무도 하지 않는 밑빠진 독이 대한민국의 모양인 듯 하다.
어제 국정감사에 대한 뉴스를 잠깐 봤다. 한숨뿐이 나오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대개의 국회의원들은 유수의 대학을 나오고, 높은 학위를 가지고 있고, 여러가지 경험을 한 사람들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그들이 하는 일은 서로의 논리로 상대를 설득하는 일이 아니라, 욕하고 소리치고 패는 일 뿐이다. 나를 대표하는 사람이 나의 의견과 관계없는 주장을 하고 있고, 그나마 주장하는 꼬락서니는 유치원생들이 사탕 하나를 놓고 서로 떼쓰는 모양과 다름이 없다. 오히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을 데려다 놓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어린 아이는 적어도, 가르쳐주면 옳고 그른 것을 이해하기는 하잖나.
비리를 가진 사람에 대한 대책이 청렴한 사람이 아니라, 그보다는 적은 비리를 가진 사람이 되는 이 시대가 한심스럽다. 어쩔 수 없이 이런 시대에,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것도 한심스럽다. 바꿀 수 없는 것도 한심스럽고, 바꾸고자 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한심스럽다.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 한심 속에서, 용골이 부러진 배마냥 흔들흔들거리며 침몰하고 있는 것 같다.
Posted by Se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