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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자기 힘들 정도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매미가 울어대는 여름이다. 작은 나무 한두그루 정도밖에 없는 동네에서야 한마리가 울면 두어 마리가 따라 운다던가 하는 정도지만 공원이나 야산을 지나다보면 합창하는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 이 매미가 맴맴하고 우는지 쓰르륵하고 우는지 찌찌찌 하고 우는지도 잘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야말로 그냥 큰 소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매미는 수년에서 십수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다가 힘겹게 나무를 타고 올라와 겨우 여름내 살고 간다. 그야말로 하루살이같은 인생으로, 성충이 하는 일이라고는 목청껏 울어대다가 짝짓기를 하고 죽는, 너무 단순하게 후손만을 위한 삶이다. 그래서 결혼도 못하고 여름이 지나 죽어버리는 일은 참을 수 없는 비참함인 것일까. 조금이라도 빨리 암컷을 만나기 위해 배가 터져라 울어댄다. 역시 결혼은 인간만 힘든 것이 아니다.

때가 많이 쌓여 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안으로 끌어안고 있는 지구처럼, 나 역시 온도조절이 서툴러 그저 땀만 쏟아낼 뿐이라서 - 말 그대로 흘리는게 아니라 쏟아져 나온다 - 이 여름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짝을 찾지 못하고 울어대는 매미를 생각하면 동정심이 생긴다. (물론 돌아서서 그 매미의 유충에 대해 생각하면 씨를 말려버리고 싶다)

매미에게도, 내게도 좋은 적당한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신경 좀 써달라고, 지구군.


덧. 제목을 보고 애니메이션 '쓰르라미 울 적에
ひぐらしのなく頃に'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께 죄송! ;;;
2006/08/03 12:32 2006/08/03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