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해당되는 글 2건

어제 '일요일일요일밤에'의 '경제야 놀자' 코너를 보고 있을 때였다. 이영하씨의 기념주화를 감정할 때 농담조로 금 값이 이렇게 오를 줄 알았으면 결혼 예물할 때 금이나 잔뜩 사놓을건데 그랬어, 라고 한마디 던지니까, 그러길래 예물을 순금으로 하자고 했잖아, 라는 것이다. 그런 말을 했었나 갸우뚱하면서 언제? 하고 물었더니 결혼박람회에서 상담받으면서 그랬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부족한 형편에 식을 올리려니 간소하게 하자 해서 줄이다보니 예물도 좋은 것으로 해주지 못했다. 구색이나 맞추자 해서 모양만 갖추고 실속은 적은 예물이었다. 그래도 하긴 했으니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넘어갔는데, 아무래도 마늘님도 여자이다보니 조금은 마음 한켠에 미련이 남아있던 모양이다. 가슴 한구석이 짜르르하게 아파왔다.

한 사람분의 식사에 10만원이 넘는 비싼 호텔 결혼식 이야기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순금에 다이아, 사파이어, 루비, 오펠 등으로 채운 예물함은 도를 지나치지 않는 수준에서는 이웃의 이야기 정도일 수도 있는데, 그 정도도 해주지 못함이 미안하다. 예물이 별거며 돈이 다가 아니라고 하지만, 여자이기에, 그리고 달리 마음을 표현할 마땅한 것도 없기에 더욱 미안하다.

임부복을 사기 위해 쇼핑을 나갔다가 원피스 하나를 만져보더니 남몰래 가격표를 보고 슬며시 몸을 돌리는 마늘님을 보며, 조금 더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가난따위가 우리의 사랑을 어찌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에게 조금씩의 상처는 남길 수 있기에.
2006/08/14 13:13 2006/08/14 13:13
잠도 자기 힘들 정도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매미가 울어대는 여름이다. 작은 나무 한두그루 정도밖에 없는 동네에서야 한마리가 울면 두어 마리가 따라 운다던가 하는 정도지만 공원이나 야산을 지나다보면 합창하는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 이 매미가 맴맴하고 우는지 쓰르륵하고 우는지 찌찌찌 하고 우는지도 잘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야말로 그냥 큰 소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매미는 수년에서 십수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다가 힘겹게 나무를 타고 올라와 겨우 여름내 살고 간다. 그야말로 하루살이같은 인생으로, 성충이 하는 일이라고는 목청껏 울어대다가 짝짓기를 하고 죽는, 너무 단순하게 후손만을 위한 삶이다. 그래서 결혼도 못하고 여름이 지나 죽어버리는 일은 참을 수 없는 비참함인 것일까. 조금이라도 빨리 암컷을 만나기 위해 배가 터져라 울어댄다. 역시 결혼은 인간만 힘든 것이 아니다.

때가 많이 쌓여 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안으로 끌어안고 있는 지구처럼, 나 역시 온도조절이 서툴러 그저 땀만 쏟아낼 뿐이라서 - 말 그대로 흘리는게 아니라 쏟아져 나온다 - 이 여름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짝을 찾지 못하고 울어대는 매미를 생각하면 동정심이 생긴다. (물론 돌아서서 그 매미의 유충에 대해 생각하면 씨를 말려버리고 싶다)

매미에게도, 내게도 좋은 적당한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신경 좀 써달라고, 지구군.


덧. 제목을 보고 애니메이션 '쓰르라미 울 적에
ひぐらしのなく頃に'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께 죄송! ;;;
2006/08/03 12:32 2006/08/03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