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8월 2013

작은 날개짓

Louis C.K의 루이(Louie) 라는 TV 시트콤의 에피소드 중 이런 부분이 있다.

Louie Episode 8

Louie Episode 8

제가.. 제가 딸아이의 똥을 마지막으로 닦아줬습니다.
2008년 5월 13일에 말입니다.
제가 그 날을 기억하는 이유는요.
제 삶에 있어서 중요한 날이었거든요.
여러분이 아이를 낳으면 아기때부터 키우는겁니다.
똥을 여기저기에 싸놓고…
그 다음에는 마침내 아이들이 화장실을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똥은 자기가 못닦아요.
그러니 여러분이 아이들 똥을 닦아줘야 합니다.
그게 여러분이 애들한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구요.
이건 약간 친밀하고도 사적인, 그런 일인거죠.
애들 똥을 닦아주는게 말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멈추는 겁니다.
… 중략 …
어쨌든, 제가 애들 똥을 닦아주던 날, 애가 그러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아빠”
그건 말이죠, 좀 너무 유창했던 겁니다.
제가 엉덩이에 묻은 똥을 방금 닦아줬던 딸이 말한다는게 말입니다.
제가 듣고 싶었던 건 이거죠.
“고먀어, 아빠”
전 이런 말을 듣고 싶진 않다니까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고맙소, 그대여”

이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해보니 언제인가부터 가은이는 화장실을 혼자 가고 있었다.
물론 초등학생씩이나 되었는데 화장실을 혼자 가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거지만, 어쨌든 일은 그렇게 되었다.

지하철에서 가은

서울 나들이

얼마 전 마트를 가야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던 가은이가 혼자 집에 있겠다며 두고 갔다 오라는 게 아닌가.
결과적으로는 할머니와 함께 있긴 했지만, 어느새 그렇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고보니 이미 혼자 있던 경험도 있었다)

아직 밤에 혼자 잠들지 못하고, 숙제해라, 정리해라 챙겨줘야 하지만,
점점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상이 늘어간다.
“이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어야지”를 주문처럼 늘 말했더니, 정말 혼자 할 수 있게 되어 간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독립시키기 연습같다.
앉는 것, 먹는 것조차 혼자 못하다가 점차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삶에 치여 그렇게 된 줄 모르다가, 문득 깨닫고, 어 이젠 혼자 할 수 있네, 느끼는 순간 뿌듯한 마음 한 켠엔 허전함이 웅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