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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3] 체험 학습용 화성 우리들 캠핑장

장비와 구력의 부족으로 더 추워지면 안된다는 판단 하에 올해 마지막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역시 일요일 아침에 돌아와야하니 인천에 있는 캠핑장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인천도 사실 외곽은 그리 가깝지도 않다.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찾게된 것이 제부도 입구에 있는 우리들 캠핑장이었다. 원래는 체험학습장이었는데, 캠핑장도 겸해서 한다고 한다. 두 번의 캠핑을 모두 바다에 면한 곳으로 가기도 했고, 이제는 날씨도 차가워져 가급적 바다에 들르지 않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자 했는데, 문제는 아이들의 놀거리였다. 그런데 이 캠핑장에는 동물 체험장이 있으니 놀거리는 자동으로 해결되는게 아닐까 싶어서 이 캠핑장을 선택하게 되었다.

캠핑장 입동 시간이 오후 1시여서 좀 천천히 준비하고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좀 이르게 도착하게 되었다. 시간보다 이르게 들어가도 되긴 하겠지만, 전날이 샌드위치 데이여서 아직 철수하지 않은 팀도 있을 것 같고, 점심도 먹어야하고 해서 이왕 온 김에 제부도로 들어가서 칼국수를 먹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결국 또 바다를 갔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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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캠핑은 바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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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이가 찍어준 사진. 의도치 않은 건우의 난입.

제부도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캠핑장을 향했다. 우리들캠핑장은 제부도 입구 근처에 있어서 제부도를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제부도까지 가는 길을 빼고 제부도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그런데 네비가 가르쳐주는 제부도까지 가는 길이 꼬불꼬불해서 캠핑장과 상관없이 길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캠핑장은 좀 불편했다. 도착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는데, 첫번째는 우리가 너무 늦게 들어왔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의 식사 시간은 건우 때문에 항상 오래 걸리는 편인데, 이번엔 닥달하고 포기해서 대충 먹고 나와서 입동 시간을 약간 넘겼음에도 이미 캠핑장은 꽉 차 있었다. 전일부터 캠핑 중인 팀도 있었을테고, 미리 들어온 팀도 있었겠지만, 문제는 사이트가 작아서 텐트 옆에 차를 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별도의 주차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거기에 우리가 도착한 이후에 올 팀도 더 있어서 사이트 구축 후 차를 밖으로 빼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둘러 텐트를 치고 차를 빼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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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진입로. 저 길 끝에는 버스 차고지가 있어서 밤에는 차소리가 많이 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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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고 나서 쉬는 중. 새로 산 테이블 개시.

허겁지겁 텐트를 치고 쉬고 있자니 아이들이 기다리고 고대하던 체험 학습 시간이 되었단다. 다들 우르르 체험 학습장으로 이동.

체험 학습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도 있고, 보기 쉽지 않은 동물들도 있고, 만지거나 먹이를 주거나 하는 체험 시간도 충분히 있었다. 캠핑장지기로 보이는 분의 조금 장황했던 체험장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사족같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아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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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벌레랬나 뭐랬나 하는 것의 애벌레… 를 만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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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나를 쓰다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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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돼지에게 먹이를 내밀자, 돼지가 번개처럼 먹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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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어!!

애벌레를 만지고, 나비와 곤충 박제를 구경하고, 코끼리를 먹는다는 보아뱀과 이구아나, 이름을 잊어먹은 도마뱀들을 만지고, 토끼와 염소에게 먹이를 주고 났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놀이에 목마르다. 체험장 새우리 근처에 널려있는 자전거들을 보더니 떠날 줄을 모르는 건우. 한참을 거기서 놀고 나서야 겨우 텐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중에 보니 B 사이트에 있는 아이들은 아침 저녁 가리지 않고 들어와서 노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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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바퀴를 돌았는지 모를 자동차 타기. 엄마의 표정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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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오래 탔으니 잠시 광합성 휴식

원래는 날이 차가우리라 생각하고 장작을 피워볼 야심을 갖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날이 더웠다. 한 달 전의 캠핑보다 더 더운 듯 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긴급하게 마트에 나가 숯을 사와서 저녁 준비 시작. 이번 캠핑의 새로운 메뉴는 조개구이. 캠핑장에 들어오기 전에 제부도 입구에서 사 온 조개를 굽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고난의 저녁 시간의 시작이었다. 조개구이를 먹어본 적이 없던 우리로서는 조개를 어떻게 굽는지, 언제가 다 익은건지, 어떻게 먹는건지를 알 수가 없었고, 덕분에 조개에서 흘러나온 물로 숯은 점점 꺼져만 갔고, 미리 사온 고체 연료인 파이어 깍두기에서는 연기가 작렬했다. 다행히 선견지명이 있던 아내가 숯을 두 봉지 사온 덕분에 숯 추가 투입으로 그럭저럭 다 구울 수 있었지만, 연기는 정말 난감했다. 언제쯤이나 불 피우기가 익숙해질까.

(적어도 우리의)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목살과 조개 구이, 그리고 가래떡과 파인애플 구이를 먹고 나서 우리는 일찌감치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번 캠핑에서 시간이 약간 모자랐던 걸 벌충하기 위해 아내가 생각해 낸 것은 전날 되도록 많은 짐을 싸 놓는 것. 그리고 저녁이 되니 날이 추워져 텐트 입구도 닫아야 했다.

일찍 정리해서 아쉬운 것은 장작을 못피운 것이다. 우리 애들은 잠도 일찍 자는 편이고, 일찍 일어나야 하나 늦게 재울 수도 없는데, 저녁을 먹고 나니 장작을 피우기 딱 좋은 날씨가 되어 버렸다. 주위의 몇몇 텐트도 그때쯤에나 장작을 태우기 시작했으니, 캠핑의 낭만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마음은 참 아쉽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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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조개가 익어가는 풍경

아직 숙련되지 않아서인지 텐트를 칠 때는 마음도 몸도 여유가 없어서 사진을 잘 못 찍는 편이다. 텐트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걸 기억하고는 아침부터 씻기 위해 이리저리 다니며 겸사겸사 사진을 찍어놓았다.

체험 학습 시간에 캠핑지기께서 몇몇 팀이 왔다가 그냥 돌아갔다고 하더니만 다행히 우리 앞의 구획에는 텐트가 쳐지지 않았다. 그래도 거의 모든 사이트가 가득 차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부터는 예약을 덜 받는다고 하니 좀 더 여유가 있는 캠핑장이 될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이번에는 불만이 있을 사람들이 좀 있었다, 우리 역시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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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짐이 나름 정리된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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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공간이 우리 앞 사이트. 그 주변과 또 뒤에 텐트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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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사이트. 여긴 좀 덜 북적거리는 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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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있던 A 사이트. 많을 때는 차와 같이 세울 수 없는 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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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차를 캠핑장 밖으로 이동해야 했다.

시설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아직 많은 캠핑장을 다녀보지 못해서 비교하기 뭐하지만, 나름 괜찮은 시설을 갖고 있었다. 특히 화장실이 깨끗하고 화장지 등도 자주 관리해주어 마음에 들었다. 샤워장은 한사람밖에 들어갈 수 없었고, 아내 말로는 여자 샤워장의 물이 남자 샤워장으로 흘러 배수되는 것 같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남자 샤워장의 물이 막혀 잘 빠지지 않는 때도 있었다. 개수대 역시 물빠짐이 잘 안되는 일이 있었지만, 수도 적당하고 크게 더럽진 않은 듯 했다. 쓰레기는 수시로 치우는 듯 했고, A동과 B동 사이의 통로에는 이용객이 먹을 수 있는 깻잎과 고추가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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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건물이 개수대장이고, 바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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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동에서 B동으로 건너가는 길. 왼편에 깻잎과 고추가 가득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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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각각 1인실의 샤워장. 의도치않게 소개 포즈를 하고 있는 건우로 보이지만, 들어가자고 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미안하게도 우리는 부지런을 떨고 다녔다. 조용히 다니려고 했지만, A사이트 전체가 파쇄석이다보니 아무리 조심히 걸어도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서둘러 씻고, 아침을 – 역시 라면으로 – 해결하고는 철수 준비를 했다. 역시 다른 텐트는 식사 준비 중인데 우리는 텐트를 걷고 있어서 미안할 일이 또 생기고 말았다. 바쁜 캠핑은 우리나 주위나 함께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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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라면은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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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눈부셔!!

삼각대를 빼놓고 와서 할 수 없이 이번 캠핑의 파이널 가족 사진에서 한명은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캠핑용품은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챙기는 것은 더 중요하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

이번엔 전날 미리 정리한 것도 있고, 더 일찍 준비한 것도 있어서 좀 더 일찍 출발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역시 시간은 빠듯했다. 그래서 과속을 좀 했다. ^^;;

우리들 캠핑장은 무엇보다 체험학습이 빛을 발하는 캠핑장이다. 이외의 전반적인 시설 수준은 적당했지만, A동의 경우에는 구획이 너무 여유없이 나누어지는 바람에 안쪽으로 들어가는 경우에는 대체로 차를 같이 가지고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 B동처럼 통행길은 사이트 구역으로 정하지 않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제부도도 가까워서 물때만 잘 맞추면 제부도에서 놀다 오기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이건 캠핑장과는 관계없지만, 우리가 묵을 때는 약간 소란스러운 팀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우는 일도 잦았고, 새벽 늦게까지 말소리가 들리는 것은 텐트 사이가 가까워서이기도 했겠지만, 늦은 시간에는 좀 더 조용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침 일찍 소란스러웠던 우리도, 정말 잘못했습니다~

그렇게 세번째이자 올해 마지막 캠핑은 막을 내렸다. 언젠가는 우리도 동계 캠핑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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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이의 왜 아빠가 찍은 사진만 올리냐는 불평에, 가은이가 찍은 사진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