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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무력해도 돼

작년 중순까지 약 일년여간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에 있었다. 데이터 이행 작업을 했는데, 특이하게도 전체 프로젝트에서 이행팀만이 유일하게 인터넷을 할 수 없었다. 덕분에 출근해서 할 수 있는 건 일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 업무 집중은 둘째치고 – 시간이 굉장히 잘 갔다. 계속 일만 해야되기 때문에 하루가 더 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무시간에 다른 일들을 하는 것보다 주관적인 시간의 흐름이 더 빠르게 느껴졌다. 아마도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기에 시간을 보는 일도, 노는 시간을 따로 쪼개는 것도 없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류한석님이 작업전환의 비용이라는 것에 대해 포스팅하셨다. 한 사람이 여러 작업(업무)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 각각의 작업을 하기 위해 몰입을 하기 전에 이른바 농땡이를 피는 시간이 있는데, 이것이 정신적 무력증이라는 것이고, 이러한 낭비되는 시간이 필요요소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근로자에게 잠언같은 소중한 이론이고, 고위 임원과 리더들이 숙지해야할 절대 규칙이 아닐까.

운동선수가 운동을 하기 전에, 혹은 육체근로자가 일을 하기 전에 몸을 풀듯, 지식근로자 역시 뇌를 풀어줘야할 필요성이 있다. 몸도 그렇듯, 뇌라는 것도 편한 것을 좋아하기 떄문에, 이따금 농땡이 시간이 실제 업무 시간보다 더 길어지거나, 업무가 후순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시간을 차단해버리면 오히려 전환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될 수 있다. 무력증을 해결하는 방법은 인터넷만 있는 것은 아니고, 모니터 안에서 다른 짓을 못하거나 즐기지 않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러 가거나 하는 빈도를 높이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내 경우에도 인터넷 등으로 다른 짓을 할 수 없었기에, 다른 프로젝트에서보다 더 많이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바람을 쐬러 다녔던 경험이 있다. 반사적으로 몸은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보호하는 법이다(정신적 무력증을 해결하기 위해 담배를 피는 것이 과연 몸을 보호하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그러니까… 인터넷 좀 하게 해줘요. 딴 거 하고 있어도 눈치 좀 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