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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진상

KT에 오기 전에 이런저런 말들을 들었었다. 그 중 한가지는, KT는 자신들이 사람을 내보낼 때는 예고 없이 종료 며칠 전에 통보하고 끝이라는 것이었다. 계약이라는 것은 한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의 합의로 일하는 사람의 자의로 나갈때에도 미리 알려주는 것이 기본이듯, 내보낼 때에도 미리 알려주어 다음 일에 최대한 공백없이 해주는 것이 기본인데, KT는 그런 것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전부터 인원 축소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어 프리랜서들이 다들 조금씩 불안해하고 있던 참인데, 아니나 다를까, 상반기 계약이 종료되는 6월 30일부로 십여명의 인원이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나갈 인원들이 자신이 나가는지를 언제 알았냐하면, 이번주 초라고 한다. 내가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을 때에, 공식적인 통보라기에도 뭐하게 스리슬쩍 누구누구가 나간다드라 하고 얘기가 돈 모양이다. 이거야 원.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는지…

생각해보면 KT로서는 EDW라는 업무 부서 자체가 별 쓸모없는 부서인데다가 각각의 일도 별 필요가 없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나가는 사람들이 인수인계해줄 대상이 정해지지도 않은데다가 일정도 없다. 그냥 이번주까지만 일하세요, 라고 전해진 모양이다. 물론, 그래서 그 분들은 인수인계같은 건 할 생각도 없고, 그 이후로 안나오시는 분까지 생겼다.

파견되어 일을 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일을 맡은 회사나 일을 주는 회사도 그들만의 규칙과 일정이 있듯이 상대에게도 계획과 일정이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개념없는 KT. 그 말이 딱이다.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데에서만이 아니라 사람을 부리는데에도 세심함이 없다. KT는 외부직원에 대해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평가가 낮아 내보내어진 사람들을 다시 채용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래서야 와달라고 사정을 해도 나간 사람이 다시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겠다.

기업이 업무를 창출해내고 운영해감에 있어서 공채나 특채를 통한 정식 채용된 직원만으로 팀을 구성할 수 있다면 별다른 예외 규정은 필요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임시직이나 계약직, 혹은 협력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일을 하고 외부 직원을 포함하는 팀을 구성한다면 그들에 대한 예외적인 세심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자사 직원과 동일한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원망과 욕만이 남는 장사를 해서야 양측 모두 곤란하지 않겠는가.

조만간 KT는 중고급 혹은 3, 4년차 이상의 초급 프리랜서는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이 바닥에 소문이 파다한데다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이 들어왔다가 역시 실망하고 나가버릴터이니 누가 오려 하겠는가. 단지 경력이 부족하고 일을 배우려는 1, 2년차 초급들이나 되어야 아쉬운대로 손을 빌려줄테지. 스스로 마련한 상황이니 누굴 탓할수도 없다.

팀을 옮기는 바람에 어쩌면 다행히도 – 단가가 낮아 제외되었을지도 모르지만 – 지금의 이 바람을 피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도 곧 나가게 될터이지. 그리고 아마 주위의 누군가가 KT에 간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러 다닐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너무 날 미워하지 말라고. 그대들이 원한 게 이거 아니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