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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순까지 약 일년여간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에 있었다. 데이터 이행 작업을 했는데, 특이하게도 전체 프로젝트에서 이행팀만이 유일하게 인터넷을 할 수 없었다. 덕분에 출근해서 할 수 있는 건 일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 업무 집중은 둘째치고 - 시간이 굉장히 잘 갔다. 계속 일만 해야되기 때문에 하루가 더 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무시간에 다른 일들을 하는 것보다 주관적인 시간의 흐름이 더 빠르게 느껴졌다. 아마도 다른 것을 할 수 없었기에 시간을 보는 일도, 노는 시간을 따로 쪼개는 것도 없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류한석님이 작업전환의 비용이라는 것에 대해 포스팅하셨다. 한 사람이 여러 작업(업무)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 각각의 작업을 하기 위해 몰입을 하기 전에 이른바 농땡이를 피는 시간이 있는데, 이것이 정신적 무력증이라는 것이고, 이러한 낭비되는 시간이 필요요소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근로자에게 잠언같은 소중한 이론이고, 고위 임원과 리더들이 숙지해야할 절대 규칙이 아닐까.

운동선수가 운동을 하기 전에, 혹은 육체근로자가 일을 하기 전에 몸을 풀듯, 지식근로자 역시 뇌를 풀어줘야할 필요성이 있다. 몸도 그렇듯, 뇌라는 것도 편한 것을 좋아하기 떄문에, 이따금 농땡이 시간이 실제 업무 시간보다 더 길어지거나, 업무가 후순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시간을 차단해버리면 오히려 전환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될 수 있다. 무력증을 해결하는 방법은 인터넷만 있는 것은 아니고, 모니터 안에서 다른 짓을 못하거나 즐기지 않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러 가거나 하는 빈도를 높이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내 경우에도 인터넷 등으로 다른 짓을 할 수 없었기에, 다른 프로젝트에서보다 더 많이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바람을 쐬러 다녔던 경험이 있다. 반사적으로 몸은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보호하는 법이다(정신적 무력증을 해결하기 위해 담배를 피는 것이 과연 몸을 보호하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그러니까... 인터넷 좀 하게 해줘요. 딴 거 하고 있어도 눈치 좀 주지 마세요~~
2010/01/26 10:00 2010/01/26 10:00
요즘 마음이 뒤숭숭하다. 최악의 일주일을 보낸 탓일게지. 어쩌면 이렇게도 일이 꼬여가는지...

또 다시 일을 그만둘 때가 되어 이리 재고 저리 재어 교활하게 계획을 짜기 시작했지만, 첫술부터 예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매일 새로운 고민과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그럴때마다 회사들과 사람들을 욕하고 있지만, 실은 거듭되는 경험들에도 불구하고 배우지 못하고, 익숙해지지 못해 늘 엉터리 계획만 세우고, 나름 잘 판단하고 있다고 들뜨기 때문일거다.

그래도 요즘처럼 꼬여보기도 처음인 것 같다. 정말 무슨 일이 이렇게 되는게 하나도 없냐.
2010/01/22 15:00 2010/01/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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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 범우주적 유명 인사인 아서 덴트는 아직 파괴되지 않은 지구의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좀 넉넉하게 남은 아서는 신문과 커피, 그리고 비스킷을 하나 산 후 어떤 남자가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서 신문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맞은편 남자가 비스킷 봉지를 뜯더니 하나 집어먹는 것이 아닌가. 아서는 당황했지만, 지극히 영국 남자다운 태도로, 모른척 했다. 그리고는 비스킷을 하나 먹었다. 잠시 후, 남자는 다시 비스킷 하나를 먹었고, 아서도 하나 먹었다. 그렇게 서로 모른 척 한 봉지를 다 먹고 난 후, 남자는 신문을 접고 일어나 가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에 아서가 신문을 접자, 그 아래에 뜯지 않은 비스킷 한 봉지가 보였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 역시 불의를 보고는 절대 참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타입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혹은, 아침부터 새로 나온 6권을 읽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많은 부조리와 어이없음을 목도하고 경험하지만 그 세력에 반항할 용기는, 내 안의 어딘가에는 있긴 하겠지만 아직 찾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이나 쓰고 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서울도시철도의 배려석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노약자 지정석이라는 말보다 배려석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 포스팅을 했었는데, 얼마전에 그 배려석에 대한 스토리홍보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홍보물 속의 배려석은 내가 이해했던, 혹은 오해했던 배려석의 의미가 아니었다. 나는 노약자석 같은 말을 없애고 배려석이라는 말을 쓰기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각 객차의 양끝에 있는 지정석은 그대로 두고 배려석을 새로 만든거였다. 게다가 거기엔 지정석조차도 내가 알고 있는 양보를 위한 지정석이 아니었다(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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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석이 항상 비워둬야 하는 자리라는 것, 처음 알았다


더 젊었지만, 더 힘들게 일했던 예전에는 지정석에도 털석 앉아 가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는 텅텅 비어도 앉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박카스 광고가 나온 즈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앉지 않는다고 더러운 꼴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양보를 강요하고, 몸에 버거운 배려를 해야 하는 일은 여전하다. 소위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의 예의없음은 지정석에서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수시로 당하는 새치기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게 하고 머리를 열어 뇌라는 것이 있는지를 보고 싶은 마음이 뭉클뭉클 솟아나게 해주고,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도 무단횡단을 일삼는 사람들을 보면, 왜 이런 때에 과속하는 차가 없는 것인가 한탄하기도 한다.

도덕이나 준법 같은 것이 땅바닥에 떨어지다 못해 저 우주 밖으로 집어던졌거나, 땅 깊이 묻어버린 시대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은 결코 과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요즘 늙은이들의 버릇없음이 하늘을 찌르고 찔러 안드로메다까지 닿을 정도니 그야말로 말세다, 말세야.

물론 성급히 일반화를 할 수는 없다. 해서도 안되고. 일부 초딩도 안할 짓을 하는 어른이들이 있는 반면 절로 공경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오는 어르신들도 있다. 그야말로 극과 극을 보는 기분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라면 대부분 경험하지 않을까 싶다. 이따금 아이들을 데리고 버스를 타게 되면 기꺼이 먼저 양보를 해주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런 분들이 저런 싸가지들 때문에 함께 욕을 먹는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아우...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여성전용칸이 있던 것처럼, 객차를 연령별로 나누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가족칸, 50대 이상칸, 30대 이상칸, 20대 이상칸, 10대 이상칸... 십여년의 전철 생활 동안에 젊거나 어린 사람들에게서 받은 불쾌감은 조금 크게 대화를 하는 것 정도였던데 반해 강제로 양보하게 하거나, 욕을 하거나, 밀치거나, 새치기하거나, 주정부리는 것은 대부분 50대 이상이었다는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같은 칸에 타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자명하지 않을까.

오잉님의 글처럼 예의는 존중이다. 법적으로 강제하기 이전에 인간에게 자율적으로 맡겨진 최후의 보루와 같은 것이다. 그런 예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양방이 함께 지켜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예의없이 대하면서 상대에게 예의를 바라는 것은 파렴치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그런 면에서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 더 예의바르다는 주장은 충분히 정당하다. 상대는 안하무인의 늙은 사람들이니까.

좋은 세상은, 언제쯤 올까.
2010/01/12 18:27 2010/01/12 18:27
지난 월요일의 폭설로 며칠째 길이 말이 아니다. 행인들에 의해 다져진 눈은 녹을 생각을 안하고, 그나마 눈을 치우면서 한켠에 쌓아올려진 눈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대책이 안선다. 날씨도 추운데 조심조심 걷느라 외출 후의 피곤이 두배는 더 깊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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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YON | SU900 | Manual W/B | F2.7 | No Flash | 2010:01:04 07:13:27

사실 눈이 내려도 너무 내리긴 했다. 우리 동네는 아직도 저 모양....


1. 그런데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니, 집 앞에 쌓인 눈을 안치우면 벌금 100만원을 물리겠다고 하더라. 허 참. 내 집 앞 눈 치우기 캠페인도 있고, 가족과 행인을 위해 눈이 오면 집이나 가게 앞을 치워주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건 기꺼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해야하는 일이다. 왜냐? 일단, 집 앞 거리는 내 소유가 아니다.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지만, 국가에 속한 토지이다. 그럼에도 눈을 치워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눈을 안치우면 벌금이라니.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쓰레기 안챙겨가면 벌금이라고 하는 격 아닌가. 그런데에 쓰라고 낸 내 세금은 누구 호주머니로 들어가는건가?
그리고 백번 양보해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시민들에게 갖추게 하기 위해 벌금을 매긴다고 하자. 그럼 누구의 집 앞도 아닌 도로 및 광장 등에서 미끄러지면 보상 해줄건가? 다치고 자시고를 떠나 내가 사용하는데에 불편을 겪은 것만으로도 보상 해줘야하지 않나? 혹시 그건 관리를 맡은 하청업체에 떠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는건가? 우리 제발 개념 좀 갖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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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조합 파업을 불법이라고 떡하니 광고하다니, 책임 전가의 고수들이구나~ (아 이 죽일 놈의 폰카 화질...)


2. 철도공사는 더욱 가관이다. 일주일 내내 제대로 전철을 이용하지 못했다. 날씨도 추운데 연착은 당연하고,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사람이 미어터져도 열차는 증편되지 않는 것 같다. 댁들도 한번 집에 가보려고 추운 플랫폼에서 한시간동안 기다려봐야, 아~ 추운데서는 잠을 안자도 입이 돌아가는구나, 알게 될거야, 응?
철도 파업때는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제 얼굴에 침이 아니라 가래를 내뱉으면서 기관사들 나쁜 놈들인데 자기들 덕분에 그나마도 운행했다는 듯 얘기하더니만, 열차 스케쥴 하나 제대로 못고치고, 고장난 열차를 시민들이 문 닫고, 비닐로 그냥 덮어서 운행하니? 시민들 평소에 운동 안할까봐 3번 홈으로 가랬다가 1번 홈에 열차 온댔다가 하는거고, 전쟁날까봐 피난 훈련 시키느라 콩나물도 안자랄만큼 빽빽하게 태우고 가는거지?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난다, 그래. 내 평생 - 비록 속으로지만 - 육두문자를 그렇게 많이 써보기도 처음이다. 눈이 왔는데 왜 출입문이 고장나고, 고작 영하 20도도 안되는 날씨에 문이 얼어붙니? 그 열차, 러시아에 팔았다간 올 리콜되겠구나.

기록적인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그 후의 모습이 진짜 글자 그대로 기록적이다. 말도 안되는 짓거리에, 말도 안되는 대처들이다. 홍수는 4대강 사업으로 대비한다고 하는데, 폭설은 뭘로 대비하려나. 전국에 돔이라도 세우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그렇다면 다른 건 그렇다쳐도 구경거리는 확실하겠다.
2010/01/08 13:32 2010/01/08 13:32
IT 중에서도 제조업 수준의 SI (System Integration)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프로젝트 특성상 중소기업 규모의 프로젝트보다는 대기업, 공공기관, 금융권 등의 프로젝트를 접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실제 전산 전공자들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 IT 육성화에 힘을 쏟기도 했고, 20세기 말부터 PC 보급과 인터넷 활성화가 한 몫을 하기도 했거니와 다른 산업에 비해 진입이 쉽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넘쳐나는 IT 인력만큼이나 비전공자도 넘쳐난다.

사실 전공따라 취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싶기도 하지만, 전산은 유독, 실제 전공자는 업계에 없고, 비전공자만 계속 유입되고 있다. 졸업은 했는데, 전공따라 취업은 힘들고, 기술을 배워서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리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럴 때 IT가 답이기 때문이겠지. 아무래도 학원에서 3개월, 6개월 가르치고 취업시키고, 신입사원이 2년 경력으로 둔갑해서 일을 하는 허술한 산업이라 만만한가보다.

하지만 IT도 손기술만으로만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기본적인 기본 지식은 알고 덤벼야하는데, 정보처리 자격증만 딸 수 있을 정도로 맛만 보고 일을 하니 기술이 늘리가 없다. 경력이 몇년 이상이 된 중급, 고급 기술자라지만 기본적인 알고리즘조차 원리를 알지 못하고 Copy & Paste 신공만 늘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문학이나 순수공학이 그러하듯 기술공학도 기초가 있는 상태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그러한 비전공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고등졸업자든 전문학사든 학사든 혹은 석박사든간에 애써 공부를 했는데, 정작 그건 써먹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엉뚱한데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비전공자 중 어떤 이들은 전공자 못지 않는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두각을 보이기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일만 하고 있지 않겠는가. 꿈이 있어서 각자의 학업을 선택했을수도 있는데 꿈은 어디에다 접어두고 아까운 시간을 버리고 있는 것인지.

그런데 오늘 기사 하나를 보니, MB가 인문대 혹은 지방대 졸업자에게 기술을 가르치자고 했단다. 누가 공사판 출신 아니랄까봐 입만 열면 기술, 기술이다. (IT는 희망이 없다고 다 죽여놓고서...) 그들에게 그들의 전공을 살릴 기회를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실적을 위해 일단 실업률부터 줄여놓고 보자라는 생각인듯 하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기술교육지원은 이미 각 직업학교와 노동부에서 하고 있는 일이다. 노동의 현 상황도, 제도도, 전공자의 취업에 대한 고민도 없이 숫자놀이나 하고 있으니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일테지.

아마도 그가 말하는 기술은 대표적으로 토목일테고, 나머지는 철강, 자동차, 전기 등의 제조업일거다. IT에서는 고용창출이 안된다고 이미 못박았으니, IT를 통해 실업을 해결할 생각은 안하겠지. (뭐 기억용량때문에 잊어먹었을수도 있지만) 결국 글쓰는 사람 데려다가 벽돌 나르게 할 셈이다. 인문대를 없애지, 왜? 2만여종이 넘는 직업이 있는데 취업할 곳은 기술직밖에 없나? 그건 그렇고, 기술 업종에 대한 지원은 생각해뒀나?

실업률은 높아져가고, 대학은 다들 가려고 하는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저런다. 이런 세상에서 취업하려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정녕 당신들에게는 4대강 건설현장밖에는 없는 것인가.
2009/12/24 17:19 2009/12/24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