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I Love You…

아직 사랑해야할 시간도 열정도 많이 남아있는데, 그 대상을 갑작스레 잃어버린다면, 바로 그 사랑을 거두어들일 수 있을까. 혹은 그 사랑을 다른 대상에게로 넘길 수 있을까. 사랑을 멈추고 다시 사랑하기까지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과정이 필요한 것일까.

I Love You

사랑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다가오는 법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P.S. I Love You” 는 사랑을 만들어가는 연인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사랑을 빼앗긴 연인에 대한 영화이다. 제리와 홀리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평범한 부부이다. 아기를 갖기에 적당하지 않은 생활에 고민하고 싸우며 서로를 오해하지만, 서로에 대한 아직도 뜨거운 사랑으로 금새 풀어지고 더욱 사랑하는, 금술좋은 부부였다. 하지만 제리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후, 홀리는 그의 빈자리를 견뎌내지 못하는데, 홀리의 30번째 생일에 제리에게서 케익과 녹음된 편지가 도착한다. 계속 날아드는 제리의 편지와 계획들 속에서 홀리는 그를 느끼고 그와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안정을 찾아간다. 편지의 말미에 적은 P.S. 처럼 사후에도 계속되는 제리의 삶의 추신은 홀리에게 또 다른 사랑을 알려준다.

뜨겁고 깊게 사랑하면 열정이 좀 더 빨리 사그러질까. 늘 한결같은 사랑의 크기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사랑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Love

사랑한다면 몸이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워야 하지만...


사랑은 단순하지만, 다양하다. 사랑이 어떤 것인지는 금방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지만, 어떤 것이 사랑인지는 정의내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서로 사랑하는 두 연인의 사랑의 모습조차도 다르다. 아니,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랑도 여러가지이니 정말 많은 사랑이 있지만, 우리가 그것들을 모두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단순하다. 그렇지만 그 모든 사랑들은 완성되어 있지 않으며 서로 사랑하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배우고 이해하고 깨달으며 각자의 사랑이 만들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때 남아있는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할까.

alone

볼 수 없는데 사랑이 여전한 것은 고통뿐일지도 모르겠다 (왼쪽 아래의 상자가... 유골함 ;;; )


더 어렸을때, 사랑을 잘 몰랐을때, 나는 남아있는 사랑을 추억과 함께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적어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했던 사람에 대한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그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면 배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기억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었고, 사랑을 품고만 있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너무 늦게 알았고, (이미) 늦어버렸다.

영화는 소설적, 혹은 영화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다. 사실 현실에서의 변수는 너무 많아서 실제로 저런 시도를 해보아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 바라기는 하겠지만, 내 배우자가 그렇게 슬퍼하고 있으리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으며, 편지에 적힌대로 따라오는 것도 보장하지 못한다. 영화이기에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실제로 사후에 편지가 계속 온다면 무서울지도 모르겠다).

Help

혼자가 힘들다면 주위의 도움도 중요하다 (프렌즈의 리사 쿠드로의 모습도 보인다)


한국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거의 반드시 떠올리게 되는 영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박신양, 최진실 주연의 “편지” 이다. “P.S. I Love You” 처럼 뇌종양으로 배우자를 떠나보낸 여자에게 남편의 편지가 배달되고, 삶의 의욕을 잃었던 여자가 다시 살아가게 된다는 비슷한 스토리로 10여년 전에 대한민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바로 그 영화이다. 하지만 최루성 멜로의 최고 중 하나답게 “편지”를 생각하면 우선 슬퍼지고 보는데, “P.S. I Love You”는 로맨틱 코미디답게 경쾌하다. 사랑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가 아닌가 싶은데, 우리에게 사랑은 애틋하고 절절한 감성이라면, 유럽인들에게 사랑은 일상적이고 즐거움으로 느껴지기 때문인 듯 하다. 다행히도 “P.S. I Love You”는 제리가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자칫하면 신파로 빠질만한 이야기를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잘 풀어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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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변해도 사랑은 여전하다 (엄마 역의 케시 베이츠, 그녀가 미저리의 여주인공이라는 것!!)


갑작스레 떠나는 자신의 빈자리의 충격에서 홀리를 보호하고, 자신에 대한 사랑을 매듭지으며 그녀로 하여금 남은 삶을 살아가게 하기 위해 편지를 쓰고 여러 일을 계획하며 자신의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제리의 모습이 – 비록 영화 속에서 직접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웠고, 제리에 대한 남은 사랑을 못견뎌하다 그의 편지들을 통해 그 사랑을 완성시키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으려 하는 홀리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웠다. 사랑은 제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 기분 좋은 영화이다.

P.S. I Love You

P.S 아이러브유 / P.S.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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