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내게는 도전이다. 밤낮을 아이들에 매달려 있느라 피곤에 지친 아내를 끌고, 마찬가지로 아이들에 치여 피곤한 엄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극장에 가는 일은 생각도 어렵고 실천은 하늘의 별 따기만하다. 그래서 이따금 친구들과 만나는 기회에 영화를 보고 오기도 하고, 미친 척 눈 딱 감고 아내를 끌고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그러해도 일년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많아야 서너번을 넘지 않으니, 영상 문화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다. 포기하는게 편할 때가 있는 법이다.
신세한탄은 그만두고, 여차저차해서 어제 아바타를 보았다. 블로고스피어에 가득한 찬사를 보고 있자니 보고싶은 열망이 점점 커져, 때마침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영화 관람으로 변경하고, 아쉽게도 인천엔 아이맥스관이 없어서 인천 CGV의 디지털 3D 상영관으로 달려갔다. 셋 모두 3D 영화는 처음이라 기대 반 염려 반으로 어색한 안경을 쓰고 광고를 보며 졸고 있자니 영화가 시작되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영화 상영시의 광고는 좀 줄여야 한다고 본다. 10시 40분에 시작한 162분짜리 영화를 보고 엔딩 크래딧이 끝나기 전에 나오니 1시 30분이라는 것은 적어도 시작시간을 넘긴 광고가 10분 이상 되었다는 얘기잖은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평은 말할 것이 많지 않다. 최고, 이 한마디면 족하다. 커다란 극장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완벽한 CG 그래픽은 그 외의 모든 문제를 덮을 수 있을 정도이고, 입체적인 3D 영상은 왜 제임스 카메론이 북미 지역의 극장에 3D 영사기 설치를 그토록 부르짖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거기에 그가 보여주는 판도라의 모습은 우주 어딘가에 정말 존재할 것 같이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다. 판타지와 그래픽에 열광하는 그대여, 지금 당장 보러 가길 권한다.
어느 블로거가 한 이야기처럼 아바타를 보는 와우저들은 마치 게임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도 가질 수 있다. 아바타를 통해 나비(Na'vi)족이 되어 그들의 부족에 들어간 제이크 설리가 나비족의 전사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면 마치 MMORPG의 레벨 업 과정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천골마와 느린 탈것을 거쳐 마침내 빠른 탈것(?)을 탄 토루크 막토가 되었을때는 마치 내 캐릭터가 탄 것처럼 감동이 밀려왔다. ^^; 나비족이 힘을 합쳐 인간을 공격하기로 하고 함성을 내지를때는 자칫, For the Horde라는 말이 나올 뻔도...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래픽에 놀라지 않는다면 자칫 어떤 부분들에서는 영화가 밋밋하다고 느껴질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것은 스토리의 개연성에 매달려 그래픽 감상을 저해할만한 요소를 배재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게 평가할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래픽만을 보는 것은 아닌 만큼 참고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강을 정화하고 생태계를 회복시킨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현 상황에서 과연 인간이 궁극적으로 자연에게 주는 것이 회복과 조화인지 파괴인지를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픽에 있어서도 영화 자체가 아이맥스 3D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하니 가급적 아이맥스 3D로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3D 영화를 처음봐서인지 처음에 익숙해지는데에 시간이 걸렸고, 디지털 3D의 방식 때문인지, 아니면 시력이 떨어져서인지 초점이 어긋나는 부분도 있었는데,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자막이 입체감있게, 그리고 자리를 바꿔 뜨는 것은 참 좋았다. 적어도 이 영화만큼은 후에 1080p 블루레이 립버전을 다운받아 보더라도 결코 좋은 화질로 봤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2009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개봉한 이 영화는 단숨에 관객들의 머리에서 2009년의 다른 영화들을 지워버리고 최고의 영화로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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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봐줘야 겠구만.... (아마도 다운.. 쿨럭..)
이건 다운받아 보는건 보는 의미가 없삼~
말하자면, 트랜스포머2 720p 블루레이 립을 다운받아 보는게 아바타 캠버전을 다운받아보는 정도랄까~
아바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고
나비가 되고 싶고
모두를 사랑해야겟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몽롱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