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IT 업종 중에서 SI를 위시한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인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었다. 업체들은 능력과 경력에 무관하게 등급과 단가를 낮추려고 노력했고, 개발자들은 그저 일밖에 모르는 순둥이들이었다. 주는대로 받고, 보여주는대로 믿는, 어찌보면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하는, 그렇지만 거짓과 속임이 만행하는 뒷골목의 세계같다고나 할까. 정부 기준안조차 업체 마음대로 적용되었다 안되기도 하는 등 무법천지나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계속 여러 문제제기들은 있어왔다. 하지만 딱히 해결방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개발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데다가 업체는 업체 나름대로, 개발자는 개발자 나름대로 그런 것들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제대로 된 노조를 갖지도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할 수도 없는 전산개발자들은 그저 먹고 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정부가 바뀌고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경력을 국가에서 관리해준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경력 관리를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관리해주는 가장 바른 방법일테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고, 정보기술보호법 등과 함께 정부에서 인력을 감시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과거 경력 문제들과 같은 민감한 사항들도 많았다.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던 사이에, 다른 사안들과 마찬가지로 정부는 밀어붙혔다. 그렇게 나온 것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내놓은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이다. 이 제도는 현재 이미 시행중이다. 개발자를 고용하는데에 이 제도에 따른 증명이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업체들로서는 지금은 득이 많기 때문에 점차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개발자로서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대부분의 개발자가 과거 경력을 증명하기 어려운데, 과거 근무했던 곳을 모두 찾아가 직인을 받거나, 폐업 사실을 신고자가 증명해야하고, 급여만으로 증명이 안되거나, 자격증 취득 이전 경력은 50%만 인정되는 등, 폐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이건 아무리봐도 건설업계의 경력 관리를 그대로 본따온 모양이라, 업계와 잘 맞지도 않는다. 좋게 봐줘도 개발자들 삥뜯는 정책밖에는 더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신고를 거부해서 부당함을 알리자던가, 아고라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사실 전산 개발자만큼 단합이 안되는 직종도 드물어서 개개인의 외침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개발자들 이외에는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부당함을 주장해도, 사회는 관심가져주지 않는다. 물론 귀머거리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결국 대형 업체들을 앞세워 각 업체들이 소속 개발자들을 묶어 신고하기 시작했고, 그들과 일하는 개발자들 역시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아직까지는 프리랜서의 참여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눈뜨고 제 경력을 베어가는데 가만히 보고 있겠는가. 신고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프리랜서의 소극적인 저항 운동인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발주처들과 협력업체들은 서서히 목을 졸라올 것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당장의 생계가 아쉬워 등급을 낮춰 투입되는 개발자들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그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말로는 IT 강국이라지만, 정작 IT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의 IT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부끄러워한다. 내부에서 인정받지 못하면서 국제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들은 다만 우리의 - 작은 나라라 가능한 - 통신 인프라 정도를 부러워할 뿐이다. 정말로 IT 강국이 되고 싶다면, 이제 IT 개발자들을 그만 죽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프로젝트마다 쓰고 버리는 소모품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일부분도 아니다.
그래서 계속 여러 문제제기들은 있어왔다. 하지만 딱히 해결방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개발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데다가 업체는 업체 나름대로, 개발자는 개발자 나름대로 그런 것들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제대로 된 노조를 갖지도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할 수도 없는 전산개발자들은 그저 먹고 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정부가 바뀌고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경력을 국가에서 관리해준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경력 관리를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관리해주는 가장 바른 방법일테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고, 정보기술보호법 등과 함께 정부에서 인력을 감시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과거 경력 문제들과 같은 민감한 사항들도 많았다.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던 사이에, 다른 사안들과 마찬가지로 정부는 밀어붙혔다. 그렇게 나온 것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내놓은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이다. 이 제도는 현재 이미 시행중이다. 개발자를 고용하는데에 이 제도에 따른 증명이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업체들로서는 지금은 득이 많기 때문에 점차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개발자로서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대부분의 개발자가 과거 경력을 증명하기 어려운데, 과거 근무했던 곳을 모두 찾아가 직인을 받거나, 폐업 사실을 신고자가 증명해야하고, 급여만으로 증명이 안되거나, 자격증 취득 이전 경력은 50%만 인정되는 등, 폐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이건 아무리봐도 건설업계의 경력 관리를 그대로 본따온 모양이라, 업계와 잘 맞지도 않는다. 좋게 봐줘도 개발자들 삥뜯는 정책밖에는 더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신고를 거부해서 부당함을 알리자던가, 아고라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사실 전산 개발자만큼 단합이 안되는 직종도 드물어서 개개인의 외침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개발자들 이외에는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부당함을 주장해도, 사회는 관심가져주지 않는다. 물론 귀머거리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결국 대형 업체들을 앞세워 각 업체들이 소속 개발자들을 묶어 신고하기 시작했고, 그들과 일하는 개발자들 역시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아직까지는 프리랜서의 참여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눈뜨고 제 경력을 베어가는데 가만히 보고 있겠는가. 신고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프리랜서의 소극적인 저항 운동인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발주처들과 협력업체들은 서서히 목을 졸라올 것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당장의 생계가 아쉬워 등급을 낮춰 투입되는 개발자들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그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말로는 IT 강국이라지만, 정작 IT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의 IT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부끄러워한다. 내부에서 인정받지 못하면서 국제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들은 다만 우리의 - 작은 나라라 가능한 - 통신 인프라 정도를 부러워할 뿐이다. 정말로 IT 강국이 되고 싶다면, 이제 IT 개발자들을 그만 죽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프로젝트마다 쓰고 버리는 소모품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일부분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