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티맥스소프트에서 티맥스윈도우9, 티맥스오피스, 티맥스스카우터 등이 발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기대(?)해왔고, 소문만 무성했던 제품인만큼 많은 사람들이 시연회에 참여하고, 보고, 포스트를 올렸다. 시연회도 가지 않았고, 보지도 않은 나로서는 포스트를 보고, 혹은 동영상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감상은 다녀온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일단 제품만을 놓고 보면, 아니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니까 시연회만을 놓고 보면, 이게 어느정도 완성된 제품의 시연회인지 제작발표회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참담했다. 티맥스윈도우와 티맥스오피스, 티맥스스카우터가 함께 돌아가는 모습은 커녕 각기 따로 돌아가는 모습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MS윈도우즈 XP를 그대로 따라한 - 호환성이라는 말이 디자인까지 적용되는 줄은 처음 알았다 - 티맥스윈도우9. MS 운영체제 사상 최악이었던 Windows ME를 능가하는 듯한 모습은 참 안타까웠다. 아무것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제품을 왜 발표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일반인이 아닌 실제 고객 앞에서 저런 시연을 한다면 회사 제대로 말아먹게 생겼다. (오픈소스와 이미 개발된 엔진으로 범벅인 오피스와 브라우저는 말할 수준도 안되고)

그런데 사실 이 발표회의 이슈는 이런 동작하지 않는 제품이 아니었다. 바로 발표회에서 티맥스 대표와 개발 총괄이 했던 발언이 문제였다. 이걸 개발하던 사람들 중에 이혼을 한 사람이 있다던가, 시간이 없어서 애인과 헤어졌다던가, 못된 아빠, 엄마 소리를 들었다던가,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나와 다시 쓰러졌다던가, 아픈 것도 참고 일하다가 한달만에 병원을 찾았다던가 하는 괴담을 자랑하듯 말하는 모습에 기가 막혔다. 직원을 케어해줘야 하는 입장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IT업계가 이 모양이 된 것이 하루이틀 이야기도 아니고, 어쩌면 개발을 한다고 하면 이런 환경을 당연스럽게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결코 자랑은 아니고, 묵과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일을 위해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을 일정부분 양보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절대로 당연한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개발자가 잠자코 있다고 해서 용납되고 자행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야근과 회식을 거부하는 젊은 사원 에게 손가락질하는 시대가 아니라 야근을 시키고 불합리한 오더를 태연히 내리는 관행이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었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상황으로 동정과 관심을 받으려 하는 일을 인정해서는 안된다.

이 바닥에서 일하면서 티맥스와 전혀 인연이 없는 것도 드물 정도로 -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 규모가 있고, 실적이 있는 기업이지만, 소문은 그리 좋지 않다. 안그래도 개발자들 생고생을 시킨다고 들었었는데, 대표가 대놓고 이야기할 정도면, 그간의 고통이 얼마만했겠는가. 이 시연회를 마치고 깨졌을 팀장들과 개발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11월에 정식 출시한다는데, 그때까지 날밤 깔 개발자들을 생각하면 눈물을 감출 수 없다. 이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시간과 재촉에 쫓겨 오픈 소스로 범벅을 하고, 테스트도 제대로 못하고 내놓은, 꺾여진 그들의 자존심을 생각하면 내 가슴이 찢어진다.

부디 티맥스 임원진 여러분, 열정과 애국심 마케팅만으로는 제대로 된 성공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개발자들은 여러분의 이익을 위한 소모품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07 8, 2009 14:29 07 8, 20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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