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그런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 보이는 블로그칵테일의, 또는 웹 2.0의 트랜드를 따르는 벤처 기업들의, 어찌보면 상투적이기까지 한 "가족같은" 직원 채용 공고에 대해 한마디 할까 한다.
아마도 IMF가 기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직장 개념이 어느새 평생직장에서 돈을 벌기 위한 일터, 다음 일을 하기 전 혹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의 전초 역할 정도에 머물게 되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2, 3년 정도의 경력을 쌓고 더 나은 급여와 근무조건을 위해 떠돌게 되었고, 회사는 싼 맛에 어린 친구들을 고용해 잠시 써먹고 버리는 일들이 태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끔찍한 사회생활이 견디기 어려운지, 가족같은 사람을 채용한다는 채용공고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국내 웹 벤처의 중심에 있는 블로그칵테일도 얽매이기 싫어하고 정형화되기 거부하는 젊은 기업이라서인지 이런 트랜드 - 오히려 그 신선함이 정형화된 - 를 따르고 있다. 그래서 이미 삭제된 골빈해커님의 글을 보면 (혹은 또 다른 당사자인 희주님의 글을 보면) 가족과 같지 않기 때문에 채용할 수 없다는, 어찌보면 채용취소사항이 될 수도 없고, 어이없음의 표본이 될만한 이유를 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정을 이루게 될, 또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있는 그들은 알고 있을까? 가족은 이미 그 구성원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져가는 것이라는걸.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 늘 웃고 즐기고 먹고 마시는 사람들, 함께 고생하고, 당연히 힘듬도 받아들이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모이면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서로의 차이를 감내하고, 가끔은 서로가 미워져서 다투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느새 다르던 서로가 닮아져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머리속에 정해져있는 가족의 틀에 맞는 사람들만을 모으려는 블로그칵테일은 아마 진짜 가족같은 회사를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런데,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력 떄문에 일하려는 것 같아서 채용할 수 없다는 투의 내용이 있다. 궁금하다. 과연 블로그칵테일의 사람들은 그 회사가 망할때까지 그 곳에 남아있을까. 가족은 어떤 일이 있어도 깨지지 않는다. 그들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경력보다 가족이 되고 싶어서 온 이들이니까, 경력도, 그에 수반되는 수입도 모두 희생할 수 있는거겠지? 이제 많은 블로거들의 눈이 블로그칵테일을 지켜볼 것 같다. 그들이 과연 그곳에 채용하고자 했던 사람들을 버릴 당위성을 가질 수 있을만큼 가족같이 살아갈 것인지를. 말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
덧. 올해 들어 처음 쓰는 포스트가 이 모양이다. 에휴.
Posted by SeN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