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2장 [열기]
권력이란 매우 달콤하다. 한번 이 맛을 보게 되면 마약처럼 중독되어 찾게 되어 있다. 명철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권력이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정상적인 사고를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권력자들은 자신이 어떤 권력자들 - 대체로 그들보다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 - 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권력자들 - 대체로 그들보다 낮거나 비슷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 - 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가진 권력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데도 말이다.
하나님은 아론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고, 칠십인의 장로들을 통해 예언하시기도 하셨다. 광야에서 하나님이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기 시작하니, 그들의 콧대가 한껏 높아졌으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어느덧 그들의 일부는 자신이 모세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리라. 점점 모세의 지도에 대한 불만을 마음속에 쌓아두었으리라. 그리고 마침내, 아론과 미리암이 그 불만을 터트리기에 이른다.
하나님은 깔끔하게 선을 그어주신다. 많은 선지자나 대언자들과 모세는 다르다라고. 모세에게 허용되는 많은 일들이 선지자들에게도 주어지는 것은 아니고, 많은 타락한 대언자들에게 해당하는 비난의 말들이 모세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신다. 왕자를 나무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임금뿐이라는 것을 과감하게 말씀하신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도 있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만이 꾸짖을 수 있는 사람이.
하지만 권력이라는 것은 매우 유혹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권력을 가지지 않았음에도 마치 가진 것처럼 여길 때가 있다. 선지자이고 대언자이면서도 마치 하나님과 대면한 모세와 같은 양, 하나님의 권력을 넘치도록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권력에 취해 멋대로 굴다보면 영혼은 나병에 걸려 썩어 문드러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권력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지, 스스로 획득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의 수준이 일정 정도를 넘어서거나, 특별한 자격을 얻으면, 마치 모세나 된 양 행하는 이들이 안쓰럽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오히려 부족한 그들이 못내 안타깝다. 그리고 그 뒤를 좇으며 그릇된 길로 가는 어린 양들이 불쌍하다.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겸손하자.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온유했던 모세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