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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느니만 못한 가식

  • Posted at 02 7, 2006 12:26
  • Filed under 사색의 꿈
밤새 눈이 왔다. 꽤 많이 와서 밟히지 않은 눈길로 발걸음을 옮기면 신발이 폭 묻힌다. 차가 다니는 길은 폭신한 눈을 꾸욱 눌러 타이어 자국을 내어놓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집 앞의 눈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금 일렁이는 감흥이 생길만한 풍경이었는데...

집 앞의 골목길 역시 두어집에서 사람이 나와 눈을 길가로 밀어내고 있었다. 출근을 해야하는지라 바삐 그 사이길을 지나가며, 치워주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골목을 빠져나오는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말. "고맙다고도 안하고 그냥 가네, 이젠 동네도 안좋아지는구만..." (솔직히 뒤의 말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흔히들 요즘의 젊은 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안좋은 느낌으로 사용되는데, 어찌보면 이는 타인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우선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그 삶이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을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동란 전후의 세대는 자신의 내적인 가치가 우선되는 세대가 아니라 보여짐이 우선되는 세대이다. 부도, 명예도, 선행도, 인격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기준으로 살아왔다. 그렇기에 별 생각없이 한 행동도 타인과 관계가 맺어질 때 그 행동의 가치는 연관된 타인의 평가로 매겨지게 되고, 또 평가를 받기를 원한다.

예수님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 내가 한 일을 옆의 사람이 모르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몸안에서 일어난 일을 다른 지체가 모르도록 하란다. 자신의 일을 평가받기 위해 다른 이를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이미 자신이 어떠한 감정을 갖게 된다면 그로 족하지 않겠는가.

사람이 감정이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각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을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여 옳다 그르다 하지 말고, 스스로 한 일에 만족하자. 타인에게 평가를 강요하는 순간부터 순수한 마음의 선이라 생각했던 행동도 댓가를 요구하는 일이 되버린다.

Posted by SeNSe

02 7, 2006 12:26 02 7, 200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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