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5장 [열기]



히브리인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은 세상적으로 보자면, 한 부자가 넓은 땅을 사서 그 자녀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준 것이다. 그런데 어떤 자녀는 일을 게을리하여 소출이 적어졌고, 어떤 자녀는 많아졌다. 그래서 적은 아이가 많은 아이에게 땅을 팔아 먹을 것을 얻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니 땅을 모두 잃은 아이도 있고, 형제의 종으로 사는 아이도 생겼다. 아비에게는 다 같은 자녀일진대, 형제들끼리 서로 사고파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이를데가 없다. 그래서 아비된 권한으로 형제들끼리의 거래를 다 무효화시켜준다. 땅을 모두 팔았던 아이는 다시 땅을 얻어서 좋고, 땅을 샀던 아이는 그 동안 재산을 많이 모아두었으니 좋다. 내것인데 왜 빼앗냐고 할 일이 아니다. 아비의 명령이고, 형제간의 일 아닌가.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얻은 것에 감사하고 족한, 너그러운 세상이다.

희년은 하나님의 은혜의 한 증거이다. 거저 얻은 것을 매매하는 일은 사실 옳지 못하다. 하지만 사람이 얽혀 살아가다보면 재물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고,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고, 잃기도 하고, 종으로 팔리우기도 하는 법이다. 모두가 균등한 재산을 늘 유지하는 것은 공산주의에서도 실현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다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착화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평범하게 사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하나님은 희년을 선포하신다. 제사장의 뿔나팔 소리와 함께 모든 빚과 얽매인 것이 풀어지는 것이다. 거저 주신 것을 그냥 내놓는, 감사의 해인 것이다.

희년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쓸 것을 채우시며, 주신 것이 우리에게 넉넉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소유물에 집착해서는 안되고, 받은 것을 베풀 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사실 세상의 많은 다툼과 사고는 재물로 인해 생기지 않던가. 하지만 하나님은 재물로 인해 다툴 필요가 없다고 말씀해주신다. 우리의 손을 비우면 마음이 넉넉해진다고 하신다.

희년은 이론도 아니고, 말뿐인 유토피아도 아니다. 실제하는 하나님의 은혜이며, 그리스도인의 원리이다. 내 것이 진정한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탐욕스럽게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것.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물질관이 되어야 한다.
2007/10/07 15:03 2007/10/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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