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열기]



IT에서 개발을 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짧은 기간이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중간한 시간이 아닌가 한다.
조금은 개발에 능숙해지고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실수도 많고, 아는 것도 부족하다.

새로운 개발을 시작하며 하얀 백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하나씩 기능을 덧붙이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일은,
이렇게 어중간한 기간이 지난 때에도 여전히 즐겁다.
생각했던 기능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는 일은
아마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희열을 가져다 줄 것 같다.
만들어진 것을 보수하고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짜증나겠지만.


세상을 만들어가시는, 이 천지창조의 장을 읽다보면
하나님께서 마치
내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처럼,
우리가 프라모델을 만들거나 요리를 하는 것처럼,

완성되어가는 세상을 보시며 점점 더 기뻐하시고 집중하시는 것 같아보인다.
물밖에 없던 지구에 태양과 달을 만들어 붙이시고,
땅을 드러나게 하시고, 식물과 생물을 만들어 채우시고,
그를 대신하여 지구를 다스릴 집사인 인간을 만들어가시는 모습이,
어린아이가 놀이터에서 모래집을 짓듯 순수한 기쁨으로 가득하신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곧 그 순전한 기쁨으로 만드신 세상은
그를 대적하는 온갖 무리와 추한 감정들로 뒤덮일 것을,
이미 그는 알고 계시지만,
그 어떤 것도 창조의 기쁨을 방해할 수는 없다.

하나님께 성경의 어느 부분을 가장 좋아하시냐고 묻는다면,
아무런 악惡도 티도 없는
온전한 하나님의 감정만이 파도치며 가득 덮고 있는
이 창세기 1장을 꼽으시지 않을까 싶다.
2007/06/14 13:02 2007/06/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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