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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해서는 소용없는 대한민국

from 사색의 꿈 04 4, 2007 19:14
얼마전에 가은이가 입원을 했었다.
백일도 되지 않은 녀석이 왠 병치레가 그리도 많은지,
이번엔 폐렴이었다.

그런데 입원을 해서도 좀처럼 열이 내리질 않는 것이었다.
해열제를 먹어도 38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안정이 되지 않으니까
의사가 열이 계속 내리지 않으면 뇌척수액 검사를 해봐야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백일이라도 넘었으면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아직 너무 어려 바이러스가 뇌로 올라가서 열이 지속되는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뇌수막염으로 나타날 수도 있단다.

병원은 근방 10미터 안에도 가기 싫어하는 무지랭이가 뭘 알겠는가.
뇌척수라는 얘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골수였다.
그 말이 골수 검사를 뜻한다고 철썩같이 믿어버리고
열이 내리게 하기 위해 가족들이 모두 달려들었었다.
그 아픈 검사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끝내 가은이의 열은 내리지 않았고,
결국 의사는 내게 검사 동의서를 내밀었다.
(그리고 그때 뇌척수검사랑 골수검사가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다.)
무균 상태에서 안전하게 하고 척수 검사 중에서 가장 쉽고 안전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사망할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내려앉았었다.
동의서에 서명을 하며 과연 잘하는 짓인지 가슴 속으로 수도없이 묻고 또 물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큰 문제 없음으로 나왔고,
검사로 인해 뇌압이 내려가서인지 가은이의 펄펄 끓던 열은 금새 내렸다.
그리고 이틀만에 퇴원하고 건강하게 백일까지 치뤄냈다.
하지만, 의사와 면담을 하고 동의서에 서명을 하던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하연이의 부모님도 어쩌면 사망 어쩌구저쩌구하는 말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수술동의서를 받으면 늘 의사들이 하는 말일테니까.
하지만, 팔의 골절 수술 - 어려울 것 같지 않은 - 을 하러 들어갔다가
다시는 보지 못할 곳으로 떠날 줄이야 상상이나 했을까.
그리고, 그 사실과 맞닥뜨렸을때 그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묻지 않아도 알고 있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고 있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고 부모니까.

하지만 순천향병원의 의사도, 경찰도, 사설 경호원도
겉보기에는 그렇지 않지만 실상은 우리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모도 아닌 모양이다.
철없는 키보드 워리어들을 제외한 전국민이 들썩이는데도
이렇게 덤덤하니 말이다.

우리 가은이도 이런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다시는 이런 일을 겪어서도, 보아서도, 들어서도, 읽어서도 안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목소리를 더 모아야한다.
파렴치한들이 우리의 생명을 잡고, 우리의 삶을 잡고 흔들지 못하도록...
SeNSe
04 4, 2007 19:14 04 4, 2007 19:14
Tag | 순천향병원, 의료사고, 임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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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드 2007年 04月 05日 08時 50分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명을 다루는 이들이 모두 그런건 아니겠지만 그렇지 않은 몇몇..그들을 그냥 둔다면 이건..XXX... 몇 명쯤이야 뭐..란 생각이 그들에게 적용되어선 위험하지.. 어쨌떤.. 분통 터지는 사건..

    • SeNSe 2007年 04月 05日 11時 54分  address  modify / delete

      그래서 특정 업종군을 직접 지칭하지 않고,
      다만 파렴치한들에 한한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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