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by 스노우캣
질문 하나. 과연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존엄한가.
난 하나님을 믿고 있고, 그래서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존엄하다고 생각한다. 말씀으로 뚝딱뚝딱 지으신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하나님께서 손수 빚으시고 영을 불어넣으시고, 동물과 식물과 땅을 다스리라고 명까지 내리셨으니 인간에겐 당연히도 다른 동물 위에 설 권리가 있고, 또한 보살필 의무가 있다.
그러기에 더더욱 인간은 다른 동물을 마구 죽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스린다는 것은 어떤 폭군들처럼 다스림을 받는 자를 마구 죽여도 되는 권리가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처구니없게 죽게 되는 일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개체수를 조정할 필요는 있어도,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성원을 학살, 학대해서는 안된다.
내가 기독교인이라 이러한 생각을 한다고 할지 모르니, 다른 면에서 생각해보자.
불교와 힌두교에서는 윤회와 업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이 교들에 몸을 담아본 것도 아니고, 공부해본 것도 아니지만, 윤회라는 것은 다음 생, 그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업이라는 것은 윤회의 바탕이 되는 인과관계라는 것은 알고 있다.
이 생에서의 바른 업을 쌓아야 바른 방향으로 윤회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각 사물과 생명의 상하관계가 정의되어 있어야 바른 방향이나 그른 방향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건 모든 생은 모든 사물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다른 사물을 해하는 것을 삼가야하지 않을까. 불가에서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 아닐까. 다음 생에서 자신이 죽인 그 동물이 되어 죽임을 당할 수 있지 않은가.
전통적인 토템신앙에서 특정 동물들은 사람의 편의나 삶보다 우선한다. 민간신앙에서 어떤 동물들은 영물이라고 아낌을 받기도 한다.
인간의 목숨에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니고, 먹잇감이 되기 때문도 아니고, 거주지를 빼앗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유휴 공간에서 그 자신의 삶을 살고 있을뿐인 동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살상과 학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하찮게 여기고 목숨을 좌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느 밀림 속에 사는 식인종을 탓하지 말고, 또 혹 어느 때인가 내가 어느 외국인을 죽인다고 해도 - 우리 하나님 외에는 - 날 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저 말이 통하지 않기에 처음보는 동물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덧. 저런 동물보다 못한 것들 때문에 우리 고양이 연이가 그토록 나가고 싶어해도 밖으로 내보내질 못한다.
Posted by SeNSe




